"불법 촬영 맞다" 황의조, 사실상 강제 은퇴 수순.. 징역 4년 구형→"축구선수로서 최선 다하겠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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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공격수의 몰락이다. 황의조(32, 알란야스포르)가 끝내 불법 촬영 혐의를 인정하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6일 황의조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황의조는 지난 7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기속된 상태였다.
재판에 출석한 황의조는 돌연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불법 촬영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날 잘못을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직접 "맞다"고 대답했다.
황의조는 피해자 A씨와 큰 금액으로 합의했고, 처벌 불원 의사를 받아냈다. 다만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합의 의사가 없으며 엄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B씨 측 변호인은 "영상이 유포되고 불안 속에 살았다"며 "B씨는 너덜너덜해졌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과정이 되길 재판장님께 고개 숙여 간청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은 "(황의조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나 재판에 이르기 전까지 부인해왔기 때문에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을 하는 건지도 의문"이라며 그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동시에 5년간 취업제한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도 요청했다.
사실상 선수 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무리하게 된 황의조다. 그가 유죄를 인정한 만큼 무거운 처벌은 피하기 어렵다. 국가대표 복귀는커녕 프로 생활조차 이어가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일단 황의조 측은 선처를 호소 중이다. 그는 "제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과 저를 응원해주신 대중들에게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저를 용서하지 못한 분들께도 죄송하며,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사건은 지난해 6월 시작됐다. 자신을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소개한 C씨는 소셜 미디어에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황의조는 상대와 애인관계인 것처럼 행동하면 잠자리를 취하고, 다시 해외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관계 정립을 피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하였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황의조뿐만 아니라 피해 여성의 모습까지 담긴 영상과 사진을 게시했다. C씨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몇 개의 증거사진 및 영상을 올립니다. 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여성분들은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지만, 해당 여성에게도 2차 가해를 입히는 명백한 불법 유포였기에 논란을 빚었다.
황의조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과거 그리스에서 분실한 휴대전화를 통해 영상이 유출된 것 같다며 폭로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해명했다. 또한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협박받았다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황의조의 매니지먼트사 'UJ 스포츠'는 "근거 없는 루머"라며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고,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황의조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찰에 A씨를 고소했으며 "수사기관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조해 사생활 영상 유포행위를 차단 중에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허위 게시물 작성 및 유포, 사생활 영상의 보관, 시청, 유포 등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위이고, 해당 행위에 대해 황의조 본인과 법률대리인은 어떠한 선처도 고려하지 않고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자필 입장문까지 발표했다. 황의조는 "자신을 제 여자친구라고 칭하는 자에 의해 허위 게시물이 업로드되고 사생활 영상이 유포됐다. 저는 제 사생활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과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최초 유포자를 포함해 2차 피해에 가담하거나 연루된 분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선처하지 않고 엄정한 법적 처벌을 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 측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불법촬영 혐의 수사를 이어갔다. 대한축구협회(KFA)도 당분간 그를 국가대표로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C씨가 황의조의 친형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경찰은 C씨를 협박 및 사생활 영상 유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일단 황의조 측은 "영상 유포 및 협박이 동일인의 소행이 아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전문적, 조직적인 자들의 소행일 확률을 의심하고 있다"라며 형수의 결백을 믿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의조는 전 연인과도 진실 공방을 펼쳤다. 황의조의 전 연인 측은 "과거 잠시 황의조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는 없으며 계속해 삭제를 요청했다"라며 "당초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불법촬영한 영상을 유포하기 전에 삭제했다면 피해자가 불법촬영으로 상처 입고 유포로 인해 두 번, 세 번 인격을 난도질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고소 사실을 밝혔다.
물론 황의조는 '합의된 영상'이라며 반박했지만, 끝내 불법 촬영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를 공개한 혐의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황의조의 형수 C씨도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황의조는 한때 꾸준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던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였다. 성남FC 유스 출신인 그는 2013년 프로 데뷔했고, 2017년 여름 J리그 감바 오사카 유니폼을 입으며 해외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황의조는 2년 뒤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에 합류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2020-2021시즌과 2021-2022시즌 연달아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이후로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황의조는 2022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을 맺었으나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 이적했다. 부진을 면치 못한 그는 FC서울 단기 임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노팅엄에선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결국 그는 노리치 시티와 튀르키예 알란야스포르 임대를 거쳐 지난여름 알란야스포르로 완전 이적했다.
황의조는 대표팀에서도 많은 족적을 남겼다. 그는 2015년 라오스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으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A매치 통산 기록은 62경기 19골. 특히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나서서 7경기 9골 1도움을 터트리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그러나 다시는 태극마크를 달기 어려워 보이는 황의조다. 유죄 선고가 확정되는 대로 KFA에서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검찰이 요청한 5년 취업제한 명령이 확정된다면 황의조는 2029년까지 선수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2029년 말이면 그의 나이가 만 37세가 되는 만큼 강제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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